본문 바로가기

떠남/2007_터키

2007.07.16 에페스

야간버스를 타고 셀축에 도착했다.
침낭도 복대도 없이 배낭을 의자 아래에 두고 잠을 청하려니 누가 부스럭거리기만 해도 눈이 번쩍 번쩍 떠지는 바람에 잠을 통 못 잔 상태로.. 남들은 곯아 떨어져서 버스가 배 위에 올라 바다를 건너는 것도 몰랐다는데.. 난 배에 올랐을 때는 갑판으로 나가 바다도 구경하고, 중간중간 들르는 휴게실도 한번씩 쳐다봐주고, 차장이 음료며 물을 돌릴때마다 물 한잔씩 마시고, 아침에 해가 떠오르는 것 까지 다 봤으니!! 게다가 에어콘은 또 어찌나 빵빵하게 틀어주던지!!! 그룹 연수 때 강의실에서 신입 사원들 졸지 못하게 휘몰아치던 에어콘 바람은 비교도 안되게 춥게 틀어대서 의자 위에 쪼그려 앉아 달달 떨면서 밤을 지샜다. -_-;; 제대로 피곤한 이동을 한 셈이지.; 윽..

셀축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8시쯤..? 야간 이동한다거 전날 저녁 숙소에서 대~충 씻고는 왔지만 하룻밤을 버스 안에서 보냈으니 다들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게다가 이제는 해도 숑! 떠버려서 눈곱 끼고 번들거리는 얼굴에 부스스한 머리를 감출 수도 없고, 그렇다고 샤워장이 있는것도 아니고..
버스 사무실 한켠에 짐가방을 차곡 차곡 쌓아 둔 채 세면도구를 찾아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세면기 두개에 변기 두 개가 비치되어 있는 화장실. 15명의 여인들이 세수하고 양치하고 화장하기에 (심지어 몇몇은 변기 물 내리는 수도로 머리도 감고!!) 충~분한 공간이었다. ㅋㅋㅋ
아, 부연 설명을 하자면 터키의 화장실은 대부분 볼일을 본 다음에 본인이 직접 변기 근처에 있는 수도를 틀고 물통에 받아서 물을 내려야 하는데 급할땐 은근 샤워 시설로도 한 몫 한다는 거지.

서둘러 씻고, 예약해 두었던 작은 버스를 타고 에페스 유적지로 향했다. 성경에서 많이 접했던 지역인 에페스(Efes. Ephesos). 사도 바오로가 복음을 전파했던 바로 그 장소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에페스 유적지에 도착. 이제는 흔적만이 남아 있는 폐허이지만, 거대한 기둥들과 정교한 조각들은 그 흔적 만으로도 헉! 하게 하는 포스를 내뿜는다. 저 기다란 기둥들 위의 양의 뿔처럼 동글동글하게 장식된 저 양식! 내 기억이 맞다면 여성적이고 섬세한 느낌이 특징인 이오니아식 양식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유적지 입구에 요런게 쌓여 있었는데.. 뭔지는 모르겠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집 떠나온지 얼마 안되었지만 벌써 터키의 태양빛에 건강한 피부색으로 물든 이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왜일까? 시퍼렇게 푸른 하늘을 보면 누군가의 점프샷을 찍고픈 충동이 일곤 한다.
미안하지만 공아저씨를 점프 시켰다. ^^;
바닥에서 발끝 까지 재어보면 30Cm쯤 될 것 같지만.. 내가 타이밍을 잘못 잡아서 아직 최고점까지 상승하지 못한 시점에 셔터를 눌러버린 거라 생각하고싶다. ㅎㅎ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몰개성한 언니들은 그림자를 찍을 때에도 포즈를 취한다는 것이 고작 브이질이지만,
우리의 꿈나무 두 어린이는 으르릉거리며 싸우는 포즈를 취해주었다. 이런 센스쟁이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열살 꼬맹이에게 '언니'로 불리우는 즐거움을 맘껏 누렸다. 으하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쁜 지영이~ ^-^ 여행하는동안 사진모델로 최고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주인 없는 월계관을 씌워주려 품 잡고 있는 승리의 여신 니케(NIKE) 언니. 다들 한번씩 월계관을 받아보겠다며 저 아래에서 폼잡고 사진도 찍었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트라야누스의 샘

2세기 초 트라야누스 황제에게 바친 샘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도미티아누스 신전의 기초 부분.


사용자 삽입 이미지

느긋하게 유적지를 둘러보다가 현지인과도 사진을 찍어볼까? 하는 맘에 지나가던 터키 아저씨를 불렀다.
"사진 같이 찍을테요?"
"오 물론 좋지~"
너무나 흔쾌히 웃으며 다가와서는 은근슬쩍 어깨에 손까지 얹는 여유를 발휘하시는 아저씨.
"고마워 쌩유. 바이바이~" 하려는데...
대뜸. 느끼하게 웃으면서
"키스 미?"
이러는 것이다. -_-
"오 노. 절대 노. 바이바이!!!"
이때는 여행 초반이라 몰랐는데 터키인들이 동양 여성들에게 던지는 추파가 장난이 아니더라고.
물론 뭐 대다수는 너무 친절하고 인심 좋은 사람들이지만... 함부로 같이 사진 찍자 그러면 안되겠다 싶더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셀시우스 도서관

2세기 중반 아시아 주 총독이었던 셀시우스를 기념하여 그 아들이 지었으며 아래에 셀시우스의 묘가 있다. 앞문은 코린트식 기둥을 가진 화려한 구조로 정면 맞은편에 왼쪽으로부터 예지, 덕성, 사려, 학술을 나타내는 여성의 상이 배치되어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머나 사려 언니, 학술 언니는 머리를 놓고 오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야외극장

1~2세기에 피온의 언덕의 경사면에 지어졌다. 2만 4000명을 수용할 수 있고 관객석 위에서는 고대의 항만 유적을 바라볼 수 있다. (Just Go)

저 넓은 극장을 한눈에 바라봐야겠다고 열심히 계단을 올라갔더랬다. 이야.. 역시.. 높은 곳에 올라야 더 멀리 너 많이 볼 수 있다니깐!!  위 사진에서 무대에 홀로 서 있는 사람은 우리 일행의 막둥이다. 모두의 열렬한 박수 갈채를 받으며 단독 공연을 펼치신 막내님. 좋은 추억이 되겠지?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르테미스 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