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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파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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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피용   

지은이 : 베르나르 베르베르

가능할 것 같기도 하고 불가능할 것 같기도 한 소재들로 상상력을 발휘하는 베르베르.

이번엔 미래판 노아의 방주를 타고 지구를 떠나버리는 인간들의 이야기이다. 읽다보면 작가의 발칙한 상상력에 살짝 눈이 흘겨지기도 하는데, 특히 책의 마지막 부분에선 창세기 앞에 자신의 이야기를 슬쩍 끼워 넣는 대담함까지 엿볼 수 있다.
끼워 맞추기식 마무리에  기운이 좀 빠지기도..
(어설프게 창세기를 쓰고 신 노릇을 하다니!!!)


<개미>, <뇌>, <천사들의 제국>에서도 느꼈던거지만 베르베르는 생명과 죽음에 관해 자신의 풍부한 상상력과 부족함이 느껴지긴 하지만 살짝 고개를 끄덕이게도 만드는 과학적 이론을 재료삼아 마치 창조주 같은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재주가 있다.. 말하자면 책 한권 한권은 그가 창조해낸 세계의 신화를 간직하고 있는 셈..

<파피용>에서는 아예 인류의 기원을 새로 창조하고 있다. 사실 소재 자체는 누구나 한번씩 생각해봤음직한 소재이다. 인류가 더이상 살기 힘들만큼 지구가 오염된다면? 하는.. 새롭다는 느낌은 없다. 오히려 좀 실망했다고나 할까.... 인간은 자신들이 훼손시켜 놓은 지구를 되돌려 놓는 것을 포기하고 지구를 떠나버리기로 한다. 말 그대로 '노아의 방주'라 할만한 우주선을 만들고선 도망치는데, 너무나도 완벽하게 준비를 갖추고 떠나기 때문에 긴장감이 덜했다. 문제가 될만한 부분들은 교묘하게 핑계거리를 미리 다 준비해 놓은 듯한... 왜 <개미>만큼 재미있는 책은 안만들어주냐고... 왜!! <개미>가 얼마나 재미있었는데.. ㅠ_ㅠ초등학생들에겐 권할만한 책이라는 생각.

그리고... 개인적으로다가 필요 이상으로 많이 삽입된 그림들이 정~말 마음에 안들었다.
공상과학소설같은 이런 책은 우주를 항해하며 세대를 이어가는 인간들을 맘껏 상상해줘야하는데 심심하면 등장하는 그림들이 상상력을 턱턱 가로막는단 말이지...

내가 너무 기대를 하고 봐서 그런가 실망도 큰 책.
(아, 그렇지만 생각없이 머리 식히면서 읽기에는 재미있게 책장이 술술 넘어가긴 한다~)
그래도... 이런 책은 후딱 읽고 조카들에게나 줘버려~

커다란 금속 덩어리가 사람들을 그 안에 태우고 공중에 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지. 그게 가능한 이유는, 모든 승객들이 그것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난 생각해. 그 사람들은 고철 덩어리가 구름보다 더 가벼운 게 당연하다고 믿지. 하지만 누군가 나서서 <근데 사실, 이건 말이 안 돼, 추락해야지 맞는 거지> 하고 말만 꺼내면... 그만 추락하고 말아.

- 본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