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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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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사상사

처음부터 끝까지 은유와 상징들로 넘쳐나는... 하루키 특유의 독특한 소재들과 상상력이 잔뜩 담긴 책.

'세계의 끝''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이야기가 번갈아 진행 되면서 시간, 공간, 삶과 죽음, 의식과 무의식, 실체와 그림자 사이를 넘나드는데 뒤로 갈수록 의미를 가진 소재들을 하나하나 짜맞추며 풀이해주는 하루키. 정말 놀랍고도 흥미롭다.

주인공인 나는 두 세상에 동시에 존재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하나의 세상을 택해야만한다. 그리고 선택한 세상이 어느 쪽이든 그곳에 존재하는 것이 진정 '사는 것'인지 '죽는 것'인지조차 판가름하기가 어렵다. '나'의 마지막 선택을 두고 하루키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이야기는 하나의 결말로 끝이 나지만 책을 덮은 후에도 이런저런 가정과 함께 상상을 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

하루키의 모든 작품은 많고 적은 차이는 있지만 모두 이 작품에 연결되어 있다고 하니, 나처럼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이유 하나만으로도 읽어볼만 하겠지?


이 도시의 완전함은 마음을 상실함으로써 성립되는 거야.
마음을 상실함으로써, 각각의 존재를 영원히 늘여진 시간 속으로 끼워 넣고 있는 거지.
그러니까 아무도 늙지 않고 죽지 않는 거지.
먼저 그림자라는 자아의 모체를 벗겨 내어, 그것이 죽어 버리기를 기다리는 거야.
그림자가 죽어 버리고 나면 그 다음에는 별문제가 없다구.
그날그날 생기는 사소한 마음의 거품 같은 것을 퍼내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