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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남/2002_프랑스

2002.2.6 - 파리

일정 :

루브르박물관

튈르리 공원, 콩코르드 광장, 오벨리스크

샹제리제 거리

개선문, 에펠탑 등

(그리고 생뚱맞게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던 회전목마 - 이후 수없이 많이 보게 되었지만..)


파리에서 맞이하는 첫 아침


..이라고는 하지만 새벽녁에 파리에 도착한지라 부족한 잠은 뒤로 미뤄두고 곧바로 우리의 첫날 일정을 시작하였다. 처음 떠나온 자유여행에 어리버리 당황할 수도 있었건만 다행히 프랑스에서 유학중인 미경언니의 지인을 만나 친절한 도움을 받았다. 여기도 다 사람 사는 동네이니 당황할게 뭐 있겠느냐마는.. 그래도 소심한 나로선 여간 큰 도움이 아닐 수 없었다. ^^;


루브르 박물관 - 평생 봐도 다 기억 못할 그 많은 작품들

파리 여행에 빠질 수 없는 이곳. 교과서에서, 영화에서, 광고에서, 또 소설 속에서 봐온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들을 포함해서 너~~~무너무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루브르 박물관에 도착했다. 고전적인 박물관 건물과는 왠지 동떨어진 느낌이 드는 피라미드 모양의 유리관(?)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여기가 바로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입구인 모양+_+

첫 여행지부터 이렇게 유명하고 어마어마하게 큰 궁궐같은 곳으로 왔으니.. 그때 내가 느낀

그 감격이야 말로 할 필요도 없겠지.




다음은 일기장에 적었던 글...


오후 2시 45분 루브르 박물관. 10시 반쯤 박물관에 들어온 것 같다. 박물관 돌아다니는 것도 참 노동이다. 다리도 아프고.. 무거운 가방 메고 다니느라 어깨는 빠질 것 같고.. 으흑 ㅠ_ㅠ 첫날부터 이렇게 힘들다니 걱정이 태산이다.

정말 수많은 조각이며 그림들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그림을 찾았다. 모나리자처럼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그림도 아니었고, 기다란 방 안에 다른 많은 그림들과 함께 전시되어 있을 뿐이었는데 그 그림을 보는 순간 걸음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이었는데 제목을 안적어왔다. 이런 바보!! 어두운 배경에 한 소년같은 남자가 미소를 지으면서 둘째 손가락을 들고 있는 그림이었는데, 정말로 날 쳐다보고 있는 듯한 그 생생한 느낌을 잊을 수 없다.

이 그림은 바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만년의 걸작이라 불리우는 <세례자 요한>이었다. 물론 한국에 오자마자 인터넷을 뒤져서 바로 찾았다. ^^  걸작은 걸작이라 불리우는 이유가 있다. 그리고 걸작은 실제 그 작품을 마주하고 봐야지만 왜 걸작인지 확~ 느낄 수 있다는걸 그때 처음 깨달았다.


요한은 낙타 털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띠를 두르고 메뚜기와 들꿀을 먹으며 살았다.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다가왔다."


그 명성에 걸맞게 사람들이 바글바글 몰려있어서 사람들을 헤집고 들어가야지만 볼 수 있었던 <모나리자>, 플란더스의 개의 주인공인 네로의 우상이었던 루벤스의 무지하게 큰 그림들을 포함해서 르네상스 시대의 회화, 그리스 시대의 조각 등 너무나 많은 작품들을 보느라 솔직히 좀 피곤했다. 앞으로 미술관 일정이 많이 남아 있는데, 꼭 맘에 들고 와닿는 작품 몇개씩을 기억해 오는걸로 해야겠다는 다짐을 그때 했던것 같다.

4시간여에 걸쳐 루브르 박물관을 힘겹게 관람하고 (전시관 중간중간에 커다란 소파들이 놓여 있는건 다 이유가 있어서였다; ) 파리 시내 이곳저곳을 돌았다.


튈르리 공원을 지나 (한마리의 곰과도 같았던 갈색 털이 복실복실했던 커다란 개를 잊을 수 없군. 아 너무 낭만적이야~ >_< 나도 유럽에 살면서 커다란 개한마리 끌고 스타벅스 커피 들고 운동화 신고 산책하고파!!) 콩코르드 광장을 걷고, 하늘로 쭉 뻗은 오벨리스크를 훑어주었다.

교양 수업이었던 <프랑스 문화와 예술>시간에 배웠던 파리 시내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방사형으로 계획된 파리의 특성상 그 원의 가운데에서 어리버리한 사람이 운전을 하다간 영영 뱅글뱅글 돌기만 할거라는 바로 그 길! 그리고 옛 도시의 흔적을 간직하기 위해 아스팔트를 깔지 않아 차도에 차선을 그리기가 힘들고, 그래서 차선이 보이지 않았다.

여유롭고 낭만적인 도시를 감상하며 샹젤리제 거리에 들어섰다. 오~ 샹젤리제~ 오 샹젤리제

~♪ 가사도 모르는 그 노래의 멜로디가 자꾸 귓가에 멤돈다. 저 멀리 보이는 에펠탑! +_+

개선문!! 아흑흑. 여기가 진정 파리인게로구나 ㅠ_ㅠ 언니랑 나는 한껏 들떠서 루브르를 떠나올때 다리가 아팠다는것도 잊고 열심히 또 열심히 다리품 팔아가며 꼼꼼히 구경을 해줬다. 아 맞다. 샹젤리제 거리에서 어떤 아줌마를 만났었는데 (한국말을 했으니 한국사람이겠지 ㅋㅋ) 우리보고 아르바이트 하지 않겠느냐면서 루이비통 물건 사다 달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대답은 농~




  • 프랑스 식당에서의 만찬


첫날 저녁식사는 우리를 공항에서 반갑게 맞아주었던 미경언니의 지인 그분 (성함이 기억 안난다. ㅠ_ㅠ)이 추천해주신 호텔 근처의 레스토랑에서 했다. 17박 18일의 여행동안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의 훌륭한 식사였던 그곳 (우린 거의 햄버거, 빵 모 이런걸 사먹었었다..) 이름하여 <CHEZ PAPA> 무슨뜻인지는 당연히 모른다. ㅋ
은은한 조명과 식당 가득 들어찬 손님들의 이야기 소리가 정겨웠던 그곳에서 나는 야채랑 베이컨, 햄, 치즈, 간이 들어있는 푸짐한 샐러드를 시켰고, 언니는 정체불명의 국물에 소세지가 들어있는 음식을 시켰었다. 그리고 또 무슨 국물에 계란이랑 고기가 있는 요리가 바게뜨빵이랑 함께 나왔었는데 정말 여지껏 듣도보도 못한 방식의 요리였다;;

바로 옆자리에서 밥한숟가락에 키스 한번을 번갈아했던 그 끈적끈적한 커플에 문화적 충격을 받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