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햇빛에 이글이글 타오르기 전에 점심식사를 하러 올드마켓으로 향했다. 캄보디아에는 은근히 운치있는 레스토랑이 많은데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벽 없이 뻥 뚫려 있고 에어콘 대신 선풍기가 돌아간다. 한낮의 날씨가 무더운건 사실이지만 습도가 높지 않아서인지 그늘에서 선풍기바람만 쐬고 있어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다. 점심 식사 메뉴는 피자! 파인애플과 햄이 들어간 담백한 피자는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음-* >ㅂ<b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해주고..
"오우~ 저 사람들 봐 완전 먼지귀신이셔."
"택시 타길 잘했다. 그치?"
끄덕끄덕.
오토바이나 툭툭을 탄 사람들은 먼지를 한바가지씩 먹지 않으려면 얼굴에 수건이든 마스크든 뭔가를 둘둘 감지 않으면 안된다. 여행기간동안 오후에 한차례씩 비가 쏟아지곤 했는데 한낮의 열기와 메마른 흙먼지들을 말끔히 걷어주는 빗줄기는 역시 신의 선물인지도 모르겠다.
저 멀리 들판에서 풀을 뜯는 소들은 우리네 소들과는 생김새가 참 다르다. 밥을 못먹어서인지 원래 종이 그런건지 비쩍 마른 생김새에 목살은 마치 웨딩 드레스 밑단의 레이스처럼 출렁거린다. 다리가 길고 튼튼해보이는 닭들은 유적지 안에까지도 돌아다닌다.
12C중엽~13C 초 자야바르만 7세때 지워진 사원으로 바욘 양식과 앙코르 왓 양식이 혼재해있다. 부서지기 쉬운 사암을 이용하여 건물을 지은 탓에 훼손이 많이 되어 건물의 의미를 추정하기가 어렵다.
← 반띠아이 끄데이에서 만난 아이들.
우리에겐 이곳이 관광지이지만 이곳 아이들에게는 관광객들에게 물건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삶의 터전이자 놀이터였다.
맨발로 사원을 돌아다니는 아이들이 너무 이뻐서 일단 카메라부터 들이댔다.
"얘들아 여기 한번만 봐주라 ^-^"
아 진짜 이쁜 아이들..저렇게 씩 웃어주다니♡
라젠드라바르만 2세가 부모에게 봉헌하기 위해 세운 사원. 붉은 피라미드형 사원은 3층으로 되어있고, 정상에 탑이 세워져 있다. 입구에 장식된 코끼리 상이 유명하며 쁘레룹과 함께 벽돌로 지어진 마지막 사원이다.
관광객이 눈에 띄지 않아 고즈넉한 사원 분위기를 맘껏 느끼며 계단을 오르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음악소리.~♬♪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 사원에서 들려오는 현악기 소리를 따라 저절로 발이 움직인다. 소리의 근원은 탑 앞에 앉아 있던 할아버지. 우리의 해금과 비슷하게 생긴 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아 그대는 정녕 로맨티스트~ >_< 탑 앞에 바쳐진 노란 꽃과 함께 그의 연주 가락은 그들의 신에게로 올라가겠지?
(사진 좌 : 두마리의 사자가 지키고 있는 탑 앞에 앉아서. 우 : 이시대의 진정한 로맨티스트)
'또아리를 튼 뱀'이란 뜻을 가진 이곳은 12C 후반 자야바르만 7세에 의해 세워졌다. 중앙에 있는 연못은 우주의 가장 꼭대기인 히말라야에 있는 커다란 호수 아나바타프타를 의미한다고 한다. 아나바타프나 호수는 지구의 위대한 네 개의 강을 탄생시킨 근원이 되는 호수로 니악 뽀안에서는 사방의 연못들로 강을 표현한다.
니악 뽀안에 도착. 입구에서 2개에 1불밖에 안하는 코코넛을 하나 사서 목을 축였다. 처음 먹어보는 코코넛의 맛이 꽤 괜찮던걸 ^^ 니악 뽀안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양 옆으로 나무들이 우거진 길게 난 길로 이어져 있었다. 나무 그늘에 앉아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캄보디아 사람들. 왠지 환영받는 기분이랄까? 연주자들 앞에는 돈을 받는 깡통이 놓여져 있었지만 우리를 환영하는 곡을 연주하고 있노라고 내 멋대로 받아들여본다.
긴 길을 따라 들어가니 잘 정돈된 커다란 구덩이가 움푹 움푹 패인 니악 뽀안 등장. 원래는 물이 가득했다던 이곳이 지금은 물이 다 말라 텅 빈 연못의 모양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사원이라기 보다는 커다란 공원같은 느낌이 강했던 곳.
12C 후반 자야바르만 7세가 그의 아버지를 위해 지은 사원. 동쪽은 왕이 출입하는 곳이라 신하들은 서쪽 출입구로 출입했는데, 사원의 중앙으로 갈수록 문의 높이가 낮아져서 머리를 점점 숙이게 되어있다.
택시타고 이동하는 중에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하더니 쁘리아 칸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다가 금새 장대같은 빗줄기가 퍼부었다. 사원이 참 크고 좋았는데 입구부터 출구까지 내리 뛰느라 구경도 제대로 못했지 뭔가. 흑 ㅠ_ㅠ 사원에 천장도 없어서 비 피할 곳이 없었다.; 그래도 사진 좀 찍어보겠다고 뛰는 와중에 수건으로 카메라를 쥐고선 몇장을 찍었는데 사진도 죄다 흔~ 들~~
열심히 내달려 반대편 출구로 갔더니 택시기사가 마중나와 있었다.
"센스쟁이!! "
이 동네는 하수도 시설이 잘 정비되어있지 않은건지 잠깐동안 비가 쏟아졌을 뿐인데도 시내가 온통 물바다다.。○ ˚˙심지어 고인 빗물에서 첨벙거리며 노는 아기도 있다.; 비때문에 일몰을 보겠다던 우리의 계획이 무산되어 살짝 맘상했지만.. 호~사스런 저녁으로 상처입은 마음을 달래주기로 했다. 푸하하~! 그것은 바로 천상의 무희인 압사라가 추었다는 압사라 댄스를 보며 부페 즐기기!. 기름진 음식들이 많아 손이 가는 메뉴들은 별로 없었지만 나름대로 배불리 잘 먹었다. 파파야 샐러드가 신기해보여서 하나 먹었는데 라임즙으로 버무리는가 싶더니.. 어우.. 다시는 먹고 싶지 않은 맛이었다. 앞으로 '라임' 들어간건 절대 안먹기로 다짐. 역시 내 입맛엔 쌀국수가 제일인지라 라임으로 버린 입맛을 쌀국수 국물로 헹궈주어야했다. 밥을 먹으며 감상한 공연은 대략 10대 소년 소녀들로 보이는 무희들의 공연이었는데 한창 파릇파릇하고 발랄한 이들의 공연이라 그런지 공연 자체가 참 즐거워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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