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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남/2005_캄보디아

2005.8.29 - 반띠아이 쓰레이 등

일정 :

06:00 기상
07:30 택시 도착. 반띠아이 쓰레이로
       → 쁘레룹 → 따프롬
11:30 점심식사
15:00 앙코르와트
       → 프놈바켕
18:00 저녁식사

앙코르 유적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사원으로 꼽힌다는 반띠아이 쓰레이에 가기 위해 아침 일찍 호텔을 나섰다.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에서 조금은 멀리 떨어진 곳이라 오전 일정중에 다녀오려면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다. 호텔에서 출발하여 약 1시간 반을 달려야 도착하는 거리이지만 찾아본 자료에 모두 아름답다고 칭찬이 자자하여 놓칠 수 없는 장소였다.

캄보디아 농촌

이동은 내내 택시로 하고 있는데도 피곤이 쌓인건지 반띠아이 쓰레이로 가는 내내 잠이 쏟아졌다. 길지 않은 여행 일정이라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기억해야 한다는 생각에 쏟아지는 잠이 어찌나 야속하던지... 물론 졸린 와중에도 택시 뒷자석에 앉은 우리는 내내 재잘재잘 수다를 떨었지만. :) (음.. 재잘재잘이라고 하기엔 미친듯이 떠들어댔던거 같다. 푸하하!)
호텔이 밀집해있는 씨엠립 시내를 떠나 달리는 동안 농사를 지으며 소박하게 사는 캄보디아인들의 생활 모습이 차창밖으로 지나갔다. 아 정말이지 전원일기 배경음악이 들린것만 같은 풍경이지 몬가 +_+ 땅에서 올라오는 열을 막기 위함인지 집들은 대개 땅에서 1~2m쯤 위로 붕 떠서 지어져 있었고 집 앞에는 어김없이 과일이며 기념품을 파는 가판대가 마련되어 있었다. 나무와 나뭇잎 등으로 최대한 간소하게 지은 듯한 집들은 창문도 없고 대문 또한 있을리 없고 그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였다. 여행을 하면서 본 캄보디아인들은 유난히 어린 아이들이 많고, 노인은 보기 힘들고, 팔이나 다리가 절단된 사람들이 많았는데 계속된 내전이 남긴 상처였으리라. 어쨌든 이곳의 아이들은 정말 너무 이쁘다.

반띠아이 쓰레이 (Banteay Srei)

 

"여인들의 성곽"이르는 뜻을 가진 아담하고 섬세한 건축물. 앙코르 톰에서 북동쪽으로 25km 지점에 위치하며 힌두교 양식에 충실하게 지어졌다. 비슈누와 그의 환신인 크리슈나에 대한 전설이 부조되어 있다.

온통 붉은 빛을 띄는 조그마한 사원. 아침 햇빛을 받아 고요한 가운데 경건함이 감도는 느낌으로 사원으로 들어섰다. 어제 보았던 바욘 사원의 부조와는 달리 반띠아이 쓰레이의 부조들은 남아있는 모습이 훨씬 뚜렷해서 그 내용을 알아보기가 한결 수월했다. 복구공사를 하고 있는 것인지 사원의 내부 중앙부는 출입이 통제되어 멀찍이서 바라볼 수 밖에 없었지만 사원에 조각된 장식이며 신화의 주제들이 매우 정교하고 화려한 '여성적'인 느낌의 사원이었다.


반띠아이 쓰레이의 정교한 부조들.
확실히 이곳 유적은 힌두신화를 미리 공부하고 둘러봐야 할 필요가 있다.
위의 사진은 시바신과 배우자 우마신이 거주하는 히말라야 산을 흔들고 있는 라바나.
아래 사진은 가루다


잠시 힌두 신화 내용을 살펴보면..
라바나 : 비슈라바와 카이카시의 첫째 아들로 흉물스럽게 생긴 열 개의 머리와 스무 개의 팔을 가졌다. 그는 매연보다도 더 검었고, 세계가 무서움에 떨 만큼 기괴하게 생겼다. 각각의 입에는 두 개의 송곳니가 뻗어 있었고 입술은 구리 빛이었으며 스무 개의 붉은 눈을 가졌다.
가루다 : 조류의 신

쁘레 룹 (Pre Rup)


사원 전체가 붉은색이 감도는 라테라이트로 구성되어 있다. 이제는 사원들을 보면 대강의 공통점들이 보이곤 하는데 신께 샹하는 계단이라 폭이 좁고 가파른 점이라든지 연꽃봉오리 모양의 탑이 사원 상부에 세워져 있는 점, 연밥 모양의 창문, 힌두 신화가 세겨진 벽 등이 그것이다. 가파른 계단을 힘겹게 오르고 나면 저 아래로 보이는 들판이 매우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왼쪽사진의 중앙에 있는 네모난 자리는 화장터였다고 한다.
오른쪽은 사원에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 보며 찍은 사진. 여기가 모 난간을 설치해 놓은 곳도 아니고.. 가파른 계단 위에서 내려다보면 아찔하다. 사원을 돌아다니다보면 사자상을 많이 만날 수 있는데, 얼굴이 제대로 붙어 있는 애들이없다. 우어어.. 다 누군가 떼어다 팔아먹은모양; 그치만 몸매 하난 미끈하니 잘빠졌구만.










따 프롬 (Ta Prohm)

따프롬 들어가는길



그분의 다리에 기대어서서





'선조 브라만'이란 뜻을 가진 이 사원은 바욘을 건설한 자야바르만  7세가 어머니에게 봉헌하기 위해 지은 불교사원이다. 가로 600m, 세로 1000m의 규모가 큰 사원 중 하나.

나처럼 간이 콩알만한 사람이 인적이 드문 시간에 이 사원을 들어갔다가는 스물~스물~ 다가올 것 같은 나무 뿌리들을 보고 놀래 기절해버릴지도 모른다. 아 저 박력 넘치는 나무님의 다리를 좀 보라지! + _ + 나를 포함한 관광객들이 저 다리좀 만져보고 사진찍는다고 난리도 아니었다. ㅋㅋ 지금은 폐허가 된 사원 안으로 들어서면 여기저기 무너져 내린 돌덩이들하며 거대하고 괴기스럽기까지 한 무화과 나무의 흰 뿌리가 사원 사이사이를 휘감고 꿰뚫고 있는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와아... 와...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툼 레이더'의 촬영 장소로도 유명해서 여행책자마다 한마디씩 언급이 되어 있었는데, 무엇보다도 사원을 파괴시키면서 그 뿌리를 박고 있는 커다란 나무 사진을 보고 너무나도 가고 싶었던 곳이다.

← 사원에서 나오는 길에 만난 친구
자식.. 부끄러운지 저렇게 똘똘 말고 있다가 내가 발로 툭 차니까 단번에 쫙~ 펴져가지고선 도망가버렸다;
세상에 징그럽게 생긴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