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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남/2005_캄보디아

2005.8.30 - 앙코르와트 일출 등

일정 :
06:00 앙코르와트 일출
       → 아침식사
       → 톰마논
       → 차우 싸이 떼보다
       → 따께오
       → 인천공항으로


드디어 캄보디아 여행기의 마지막! ^-^

앙코르와트 일출


마지막날의 아침은 우리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앙코르와트 일출 보기!!였다. >_<
일출이라는 것이 원래 해가 뜨기 전엔 컴컴하다가도 어느 순간 해가 올라온다 싶으면 금새 동실~하고 떠버려서 무엇보다도 타이밍을 맞춰서 감상하는 것이 포인트 아니겠어? 여유있게 일찍 일어나서 앙코르 와트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일출을 봐야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웬걸.. 아침에 눈을 뜨고 창문 밖을 바라보니저~ 멀리 해가 뜨려는 기미가 보이는 것이었다. 오노.. 오 지쟈스.. 이거 진짜 서두르지 않으면 호텔에서 나가기도 전에 해가 떠버릴 것만 같았다. 유경이랑 나는 눈을 뜨자마자 고대로 침대에서 발딱 일어서서 대충 카메라 집어들고 모자를 쓰면서 호텔 밖으로 뛰쳐나왔다.

"뜨아.. 안돼안돼, 오늘이 마지막 날인데 일출 못보면 평생 후회할거야. 뛰자~~!"

택시기사와의 계약(?)은 어제까지가 끝이었기 때문에 뭔가 다른 교통 수단을 찾아야 하는데 길게 생각할 것도 없이 호텔 앞에 줄지어 서있는 '뚝뚝' 중 하나를 골라 잡아타고 얼른 앙코르와트로 달리자고 재촉했다. 아직 잠이 덕지덕지 붙은채로 뛰쳐나온 초췌한 두 여인을 뒤에 실은 맘씨 좋게 생긴 기사 아저씨. 잠바가 부풀어오르도록 쌩하니 앙코르와트로 우리를 실어 날라주었다.

얼굴없는 사자들아 안녕!

어제 오후보다 훨씬 많은 관광객들이 일출을 보기 위해 사원 앞 호숫가에 혹은 도서관 난간에, 풀밭에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있었다. 우리가 도착했을때 이미 해는 떠오르고 있었고, 앙코르 와트 뒤로 떠오르는 붉은 해가 호숫가에 사원의 그림자를 드리우는 장관을 연출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탄성과 카메라 셔터소리!!

정말이지 내 평생 이 장면을 또 볼 기회가 올까 싶어서 눈깜박이는것도 아껴가며 열심히 감상을 했던 것 같다.
날이 훤히 밝아 우리의 꾀죄죄한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을때쯤 얼마나 아쉬워하며 앙코르와트를 떠나왔던지.. 흑흑.. 앙코르야 안녕! ㅠ_ㅠ


톰마논 (Thommanon)



해자에 둘러싸인 사각형의 구조로 그 안에 담으로 둘러싸인 고푸라가 동쪽과 서쪽에 하나씩 있다. 그러나 현재 해자는 흔적만 남아있다. 1960년에 프랑스 극동학원(EFEO)에서 이곳을 완전히 해체했다가 다시 거꾸로 복구하는 기법으로 복구하였다.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오전 일정을 향해 출발했다. 오늘의 교통수단은 툭툭이기 때문에 얼굴에 칭칭 동여맬 머플러를 준비해주는 센스! 먼지가 눈에 들어가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오토바이에 매달린 마차처럼 생긴 이 툭툭이라는 거.. 덜컹덜컹 거리는 것도 참 재밌다. ^^ 이미 한번 들른적이 있었던 앙코르 톰 남문을 지나 바욘, 코끼리 테라스 등을 다시한번 지나치면서 톰마논에 도착.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곳이어서인지 관광객들도 거의 없고 우리가 도착하자 기념품을 팔려는 아가들이 줄줄 쫓아왔다.

안그래도 기념품을 사고싶었던 터라.. 그 중 가장 귀엽게 생긴 여자아이가 들고 있는 물건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거 얼마니?"
그랬더니 그 꼬마가 한손에 든 대나무 피리와 다른 한손에 든 놀이기구를 가리키며
"두개에 원달라~" (이렇게 한국말로 했다!)
라고 한다. 피리에는 관심이 없고.. 한손으로 들고 흔들면 대나무 소리가 경쾌하게 울리는 장난감이 맘에 들어서 그것만 두개에 원달라로 팔라고 물어봤더니 그 꼬마 살짝 당황했다. ㅋㅋ 잠깐만 기다리라면서 저~기 가판대에 있는 엄마한테 쪼로로 달려가 뭐라뭐라 이야기를 하고 온다.
"오케이 이거 두개에 원달라~"
아이와의 흥정을 마치고 산 장난감 두개를 들고 톰마논으로 걸어갔다.

저 멀리 널찍한 돌에 앉아 사원을 감상하며 뭔가를 수첩에 적고 있던 한 여자가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자기는 혼자 여행을 와서 사진 찍어줄 사람이 없단다. ^^ 아침 일찍 사원 앞 바위에 걸터앉아 여유롭게 감상하고 있는 그 백인 여자의 자태가 어찌나 멋있어 보이던지~~ 나도 나중에 꼭 한번 용기내서 혼자 여행을 해보리라! +_+

차우 싸이 떼보다 (Chau Say Tevoda)


정확한 건축 연대는 알 수 없으나 앙코르 예술이 극치를 이룰 때인 12세기 초에 건축된 것으로 추정된다. 삿각형의 구조로 중앙 사원은 동쪽으로 문이 나 있다.

톰마논 사원 바로 맞은 편에 있던 이 사원은 마침 복구 공사가 한창인지라 사실 볼 것은 없었다.

따 께오 (Ta Keo)



미완성의 사원으로 다른 사원들과 달리 복잡한 조각이 없고 선이 굵어 남성적인 느낌이 강하다.

완전 가파른 계단

툭툭을 타고 조금 더 달려 따께오에 도착. 이곳도 역시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유경이와 나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 사원 안으로 들어서니 와.. 이건 뭐 앙코르와트보다 더 한 절벽 오르기 수준의 계단이 떡~하니 버티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난간도 없고 계단도 군데군데 허물어지고 뭉개져서 정말 두손 두발 다 이용해서 엉금엉금 기어올라가야만 겨우 올라갈 듯한 이 계단! 게다가 주변에 아무도 없으니.. 오르다 떨어져도 달려오는 사람도 없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무서워서 오를 엄두가 나질 않았다; (사실 오르는것보다도 내려가는 것이 무서웠다..) 역시 용감한 유경이가 먼저 계단을 오르는가 싶더니 저 위에서 나보고 올라오라고 손짓한다. 흐흐.. 에라 모르겠다하는 심정으로 조심조심 계단을 올랐다.

높은 사원에 오르니 역시 기분은 상쾌! ^^ 사람들도 없어 고요함이 감도는 이곳에서 계단에 걸터앉아 여행 마지막날의 감상에 젖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