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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남/2005_캄보디아

힌두 신화 즐기기 - 유해교반

알고 보면 백배 재미있는 앙코르 유적.
힌두 신화인 '유해교반'(乳海攪拌· : 젖의 바다 휘젓기)에 대해 알아보겠어용.

( * 사진은 유적지를 돌아다니며 찾아낸 신화 이야기가 담긴 조각들을 찍은 것입니다.
역시 유적지는 공부하고 찾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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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앙코르 와트)

옛날 옛날 아주 먼~ 겁나 먼 옛날 
죄 지으면 지옥에 끌려가서 저렇게 입에 줄줄이 쇠사슬을 꿰고 끌려 다니는 벌을 받아야 한다고 믿었던 바로 그 옛날.
(아 끔찍하구나)

신들은 죽음을 두려워했어. 영원히 살고 싶었지.
그래서 어떻게 하면 영원히 죽지 않고 살 수 있을까...
그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서 비슈누를 찾아갔어.



비슈누가 신들에게 말하길
"우유의 바다를 휘저어봐. 그러면 암리타(Amrita)라는 마시면 영원히 죽지 않는 감로수가 나올겨."

그런데 이 일을 하려면 신들의 적 아수라의 협조를 받아야했던거야.

"아수라, 우리좀 도와주라. 우리 일이 성공하며 너네도 불사의 신주를 맛보게 해줄게. 어때, 땡기지 않아?"

그래서 신들과 악마들은 서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힘을 모아 우유의 바다를 젓기로 했지.
그런데 생각해봐. 바다를 저으려면 웬만한 숟가락이나 국자로는 어림도 없는거 아니겠어?
아 놔.. 이 비린내나는 우유바다를 대체 뭐로 젓는담..

이를 지켜보던 비슈누가 또 말했어.

"이렇게 머리가 안돌아가서야 원. 자자 일단 만다라 산을 확~ 뒤집는거야.
그다음에 긴~~~ 끈으로 산을 연결해서 바다를 젓도록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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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다 (반띠아이 쓰레이)



바다를 저으라더니 이제는 산을 뒤집으라고??? 정말 산넘어 산이로구나...
일단 가루다가 훨훨 날아 산을 옮겨줬기 때문에 산을 뒤집는것 까지는 성공했어.
어허.. 산을 뒤집어서 연결할 끈은 또 어디서 구하나?

비슈누가 커다란 뱀 아난다에게 명령했지.
"야야야 니가 저 산을 둘러싸도록해!"

그런데 그 과정에서 만다라산이 가라앉아 버린거야. 어이쿠!
어쩌겠어.
비슈누가 거북이로 뿅! 변해서 산을 등 위에 얹기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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뿅 하고 거북이로 변한 비슈누 (앙코르 와트)



이제 모양은 얼추 갖춰줬으니 열심히 열심히 바다를 저어야겠지?
뱀의 머리부분은 악마들이 잡고, 꼬리 부분은 신들이 잡아서
무려 천년동안 바다를 휘저었어. 왜? 죽기 싫으니까. ㅋㅋ
영~차 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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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앙코르 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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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앙코르 와트)


핏대 세우면서 용써가며 아난다를 잡아당겼더니
아난다 입에서 화르륵!! 불길이 뿜어져 나왔고, (열 받을만도 하지)
그 바람에 머리를 잡고 있던 악마들이 얼굴에 화상을 입은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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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교반 (앙코르톰 남문)


아무튼 그렇게 열심히 우유 바다를 젓는동안 바다에서 많은 것들이 나왔는데
(치즈, 빠다 이런게 아니라;)
먼저 희망을 준다는 암소 '수라비'가,
그리고 빙글빙글 도는 눈알을 가진 술의 여신 '비루니'를 비롯해서
꽃향기를 내뿜는 나무 '바리탸자',
천상의 무희인 '압사라'도 솟아올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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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사라 (앙코르 와트)



자자 바다에서 이것저것 많이 떠올랐지만 처음에 얻고자했던게 아직 안올라왔지?
쟤네들이 솟아오르고 난 후 드디어 드디어 '도양완타리'가 생명의 이슬 '암리타'가 담긴 병을 들고 나타났어.

오 예! 바로 저거야~~
야 비켜 내꺼야!
웃기삼. 즐드삼 먼저 마시는 놈이 임자!

당연히 신들과 악마들은 서로 지들이 마신다고 코피터지게 싸우고
대지는 황폐해지고 결국엔 악마가 이 암리타를 차지하게 되었지.

"쯧쯧.. 쟤들은 꼭 내가 도와줘야 한다니까"
비슈누가 이를 보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해서 악마들의 정신을 빼놓고
그 틈을 타서 신들이 이 암리타를 가져다 마실 수 있었어.

신들은 만다라산을 다시 원위치 시키고,
멈추지 않는 수레바퀴가 주변을 돌고 두 마리 뱀이 지키는 곳에 암리타를 보관하기로 했지.


이 이야기가 바로
앙코르와트 사원 회랑에서 볼 수 있는
'유해교반' 신화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