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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남/2006_체코

2006.08.15 - 프라하의 밤

Praha

프라하에 도착하니 서서히 해가 지기 시작할 시간이 되었다.
자유여행 와서 한국인이 가득찬 버스를 탄 덕분에 잠시 수학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도 느꼈더랬는데. :)
아침에 버스를 기다렸던 프라하 중앙역에 다시 돌아와 각자의 여행 일정을 따라 빠이빠이했다.

별 급할 일도 없는 저녁 시간
해가 질때까지 발길닿는대로 걸으면서 까렐교쪽으로 향하기로 했다.
한국은 한창 땀이 삐질삐질 흐르는 후덥지근한 날씨일텐데
선선한 저녁바람에 머리카락 살짝 날려주는 걸어다니기 최고의 날씨인 체코. 아싸 좋다. ^-^

기왕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기로 했으니.. 아이스크림이라도 하나 먹으면서 걸으면 좋겠다 싶었다.
역 앞의 작은 매점에서 짝퉁 하겐다즈처럼 생긴(정말 가격도 맛도 하겐다즈랑 비슷했다.) 아이스크림을 하나 꺼내려는데 자물쇠가 채워져 있네.. 에이 주인 없나보다 하고 가려는데 어디선가 몸매 넉넉한 아줌마가 열쇠를 흔들면서 나타났다. 우리가 아이스크림을 사자마자 다시 냉장고를 잠구는 아줌마.

'완소 아이스크림인가보네;'

아이스크림을 입에 넣으면서 뒤돌아서려는데 아이스크림 냉장고 잠그고 사라졌던 아줌마, 커다란 음료수 냉장고 앞에서 댄스 삼매경에 빠졌다. 냉장고에 비친 모습을 보면서 어찌나 신나게 춤을 추시던지.. ㅋㅋ 완전 장사 뒷전;
정서가 참 다르단 말이지.. 분명 우리나라에서라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다 쳐다보면서 수군수군 거릴텐데 프라하의 매점에서는 그냥 자연스럽게 보이는걸보면 말이다. 그러고보면 우린 정말 조금 튄다 싶으면 이상하게 보는 경향이 있어.




해가 지면서 햇빛을 정면으로 받아 거짓말 조금 보태서 황금빛으로 빛났던 프라하 국립 박물관

바츨라프 동상
체코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츨라프 동상

슬슬 걸어가는동안 프라하의 밤이 찾아왔다. ^-^

불빛이 밝혀진 국립극장을 지나 코너를 돌면!!







말로만 듯던 프라하의 야경이! > _ <

이 광경만큼은 급하게 눈도장 찍고 갈 수가 없어서
강가의 난간에 기대어서서 열심히 열심히 두 눈으로 보고 느긋하게 감상해줬다.
까만 밤하늘 아래 불타오르는듯 불이 밝혀진 프라하 성과 사진에는 안나왔지만 오른쪽으로 카렐교가 드리워진 환상의 야경.

유난히 한국 학생들이 많았던 까렐교를 건너
근처의 가게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흑맥주를 한잔 했다.
종일 돌아다니느라 피곤하기도 했지만
맥주 한잔에 금새 취기가 올라와서
아.. 까렐교를 바라보면서 마셔서 취하나봐~
분위기 탓인가봐~~
라고.. 잠시 생각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저녁도 먹지 않고 밤늦게 마신 맥주였다.;

좋은 친구와 하루를 마감하면서 마신 시원한 맥주 한잔
이렇게 프라하의 밤이 깊어 가는구나 ^^